부동산과 세금

상속·증여재산의 평가방법

삼반제자 2023. 2. 14. 20:18


상속세와 증여세는 무상으로 이전되는 재산에 부과된다.  
따라서 재산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어떤 방법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세금의 크기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이하에서 이와 관련된 문제들을 살펴보자.



시가 과세가 왜 쟁점이 되고 있는가
  • 상속세와 증여세는 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하는데, 시가는 제3자 간에 거래되는 가액을 말한다.
  • 그런데 상속이나 증여에 의해 이전되는 가격은 시가를 파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 해당 자산이 거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물론 부동산업체나 국민은행 등에서 시세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것은 시세에 해당하지 특정한 가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상속세나 증여세는 시가가 아닌 기준시가 위주로 신고 및 납부가 되어 왔다.
  • 기준시가로 하면 당장의 상속세나 증여세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과세당국의 입장에선 상속세와 증여세는 시가로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가급적 시가로 과세하고자 한다.
  •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바로 상속일 전후 6개월(증여는 증여일 전 6개월 후 3개월) 내에 해당자산이나 유사한 자산의 매매사례가액(계약일을 기준으로 한다)을 시가로 보는 것이다.
  • 예를 들어 증여대상 주택이 기준시가로 3억원이나, 이것과 위치나 면적 등이 유사한 주택이 해당기간 내 5억원에 팔린 적이 있다면 이 금액을 증여재산가액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증여재산가액은 3억원이 아닌 5억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매매사례가액으로 과세되는 근거

과세당국이 이렇게 과세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가? 즉 해당 자산이나 유사한 자산의 매매사례가액을 해당 자산의 상속시점이나 증여시점의 시가로 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이 어떻게 마련되어 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제60조)에서는 시가 과세를 원칙으로 하나 다음과 같은 금액도 시가로 보아 준다.

  • 상속개시일(증여일) 전 6개월과 후 6개월(증여는 3개월) 내 해당 자산의 매매사례가액
  • 해당재산에 대하여 위 기간 내에 발생한 2곳 이상의 감정기관의 감정가액, 수용, 경매 공매 가격.
  • 그런데 문제는 해당 자산이 아닌 유사한 자산에도 이와 같은 가격이 시가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 그렇다면 유사한 자산이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 세법에서는 이에 대해 '당해 재산과 면적·위치 · 용도 및 종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다른 재산'이라고 하고 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5항).
  • 그렇다면 이 정도의 문구만을 가지고 매매사례가액 등을 찾아내 과세를 할 수 있단 말인가!
  • 예를 들면 어느 아파트는 A동 208호는 기준시가는 3억원이고 시세는 4억원이다. 근데 1개월 전 같은 동 808호가 5억원에 팔렸다. 그러면 이 아파트를 증여하거나 상속받는다면 5억원으로 할 것인가?
    이에 대해 납세자는 아니라고 하고, 과세당국은 그렇다고 한다.
    자, 어느 것이 맞는가?

기준시가로 상속세나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나
  • 상속세와 증여세는 시가로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다.
  • 하지만 특정한 가격이 잘 파악되지 않는 관계로 매매사례가액까지 등장했다. 이때 매매사례가액은 그 범위가 지극히 추상적이어서 법을 적용받는 납세의무자에게 상당히 불합리하다. 납세의무자들이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매매사례가액 등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금액이 같은 아파트의 동을 얘기하는지, 같은 층을 얘기하는지, 인근 단지까지 말하는지 알 길이 없다. 자고로 법은 과세 요건, 즉 과세표준과 세율 등이 명확해야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있을 덴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므로 납세의무자들은 상당히 당혹스럽다.
  • 상식적으로 보건대 앞의 매매사례가액이 해당자산이 아닌 유사한 자산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해당 자산의 시가로 보기가 상당히 어렵다. 즉 과세요건 중 과세표준이 불명확하게 결정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유사한 자산의 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보기에는 분명 한계가 존재하므로 이를 확장하여 사용하는 것은 무리이다.
  • 시가를 확인하기 힘든 경우면 기준시가를 사용하면 된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보충적인 방법을사용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의 경우 기준시가가 이에 해당한다.
  • 그렇다면 왜 과세당국은 기준시가로 과세하지 않으려고 할까? 그 이유는 현재의 기준시가가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언론 등에 의하면 현재의 기준시가는 시가의 70~80% 선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서울 강남에 있는 아파트라도 시가의 50~60%에 머문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시가와 기준시가가 차이가 많이 나고 있으므로 시가과세는 늘 과세당국과 납세의무자 사이에 마찰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하루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 이러한 문제점이 노출되자 최근 정부는 유사한 재산에 대한 매매사례의 적용 범위를 상속개시일(증여일)전 6개월부터 상속세(증여세) 신고시까지로 한정시켰다. 아무튼 종전보다 진일보한 세법 개정이 되나 근본적인 문제를 치유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 참고로 실무에서는 유사한 재산에 대한 매매사례가액 판정을 기준시가와 면적의 유사성을 가지고 따지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기준시가가 동일하거나 약간 차이가 나거나 면적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면 그 가격으로 세금이 부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2017년 이후부터는 동일단지 내의 주택 중 기준시가와 전용면적의 차이가 5%이내인 주택을 유사한 재산가액으로 보도록 하는 입법이 있었다.
  • 참고로 2016년부터는 상속개시일이나 증여일 전 2년 이내에 매매사례가액등이 있는 경우 납세자도 ‘재산평가심의위원회'에 자문을 신청하면 이를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향후 부동산을 양도한 경우 취득가액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산가액이 하락한 경우 상속세 경정청구 방법

상속세나 증여세 신고를 마친 후 오히려 재산가액이 하락한 경우에는 이를 인정하여 과다하게 납부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상속의 경우에만 다음과 같은 사유가 발생하면 경정청구(아래 사유 발생일로부터 6개월 내 청구)를 통해 환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회복소송 등으로 인하여 상속개시일 현재 상속인 간 상속재산가액이 변동하는 경우
상속 개시 후 1년이 되는 날까지 상속재산의 수용·공매 · 경매로 상속재산가액이 하락하거나 할증평가된 최대주주 등의 주식을 상속세 신고기한으로부터 6개월 내 일괄매각한 경우로서 당초보다 가액이 하락한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