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한정승인의 의의

1. 의의

상속인이 상속을 승인하면서 그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하는 조건을 붙일수 있는데, 이를 한정승인이라 한다.

또한 상속인이 數人인 때에는 각 상속인은 그 상속분에 응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그 상속분에 의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할 수 있다.

피상속인의 소극재산인 채무가 적극재산보다 더 많을 때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한다면, 피상속인의 채무를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변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상속인을 보호할 목적으로 단순승인 이외에도 한정승인이라는 제도를 둠으로써 상속인의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2. 한정승인 방식 및 절차

 

(1) 한정승인 신청기간

 

 

① 원칙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이라 함은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이 되는 사실을 알고, 또 이로써 본인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을 의미한다.

또한 상속인이 상속재산 또는 상속채무의 존재를 알아야만 위 고려기간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1. 6. 11. 자91스1 결정]

공동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공동상속인별로 자기를 위한 상속개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안 때로부터 개별적으로 3개월 기간이 진행된다.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3다43681 판결]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상속이 개시되고 상속의 순위나 자격을 인식함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통상적인 상속의 경우에는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앎으로써 그가 상속인이 된 사실까지도 알았다고 보는것이 합리적이다.

 

② 예외

 

민법 1019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상속인은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제1항의 기간 내에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 또는 법률의 착오가 없음이란, 예컨대 선순위 상속인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여 후순위 상속인으로 형제자매가 된 경우, 또는 손자녀가 된 경우 등이 있다.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다59367 판결]

일반인의 입장에서 피상속인의 처와 자녀, 부모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피상속인의 형제자매가 이로써 자신들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까지 안다는 것은 이례에 속하므로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피상속인의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된 경우에는 상속인이 상속개시의 원인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또한 상속인이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대리인이 단순승인을 하거나 한정승인 및 상속포기 신고를 하지 않아미성년자 상속인에게 상속채무가 승계되는 폐해가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민법은 2022년 11월 제1019조 4항을 신설하여 한정승인 신청 기한의 예외조항을 두었고 미성년자의 권리를 보호 강화하였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상속을 성년이 되기 전에 단순승인한 경우에는 성년이 된 후 그 상속의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제3항에 따른 한정승인을 하지 아니하였거나 할 수 없었던 경우에도 또한 같다.[민법 1019조 4항]

 

 

(2) 신고절차 및 청산절차

 

① 상속재산 조회 및 재산목록 첨부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고자 할 때는 우선적으로 상속재산 조회를 통해 피상속인 재산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법원은 재산조회에 포함된 재산은 상속인이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므로, 상속인은 재산조회로 드러난 자산은 빠짐없이 재산목록에 기재해서 제출해야 한다.

재산조회에서 명백히 드러난 자산을 재산목록에서누락한 경우, 향후 상속인이 과실없음을 증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재산조회 통합 처리 신청 서비스(안심상속서비스)로도 나타나지 않는 재산이 있을 수 있는데, 개인간의 채권 채무, 각종 회원권 등이 그렇다.

만일 상속인도 인지하지 못하고 재산조회에도 드러나지 자산이라면, 한정승인 심판청구서에 기재하지 않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지만 상속인이 인지하고 있는 재산을 누락한 경우, 향후 한정승인 효력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정승인 심판청구시 첨부하는 재산목록은 오직 피상속인의 상속재산만 기재되어야 한다.

상속인의 고유재산이거나, 또는 민법상 본래 상속재산은 아니지만 상증세법상 상속재산은 포함할 필요가 없다.

예컨대,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지급되는 보험금이면서 그 수익자가 상속인으로 지정된 경우, 이는 상증세법상 간주상속재산에 해당될 뿐이지, 본래의 상속재산이 아니므로 한정승인 심판청구시 첨부해야 할 재산이 아니다.

 

만일 한정승인 신고 전 이미 처분한 재산이 있다면 그 처분재산 목록과 가액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 때해당 재산 처분 내역이 피상속인의 장례비 등 상속비용으로 사용했음을 소명할 수 있어야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② 한정승인 심판청구서 접수 및 심판

 

상속인이 한정승인 신청 기간 내 상속재산목록을 첨부하여 한정승인신고 수리 심판청구서를 관할 가정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은 해당 신고 수리 여부를 심판한다.

가정법원은 한정승인신고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고,한정승인의 형식적 요건이 적합한 경우 수리한다.

 

다만, 여기서 유의할 것은 가정법원으로부터 한정승인 수리심판을 받았다고 해서 그 효력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한정승인의 효력이 있는지 여부의 최종적인 판단은 실체법에 따라 향후 민사소송에서 결정될 문제이다.

(대법원 2006.02.13. 자2004스74 결정)

 

 

③ 심판수리 후 신문 공고 및 통지

 

법원으로부터 한정승인 결정문을 받으면, 상속인은 그 날로부터 5일 이내에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한정승인의 사실과 일정한 기간 내에 그 채권 또는 수증을 신고할 것을 공고하여야 한다.

그 기간은 2월 이상이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신고를 받는 것이며, 또한, 직접 알고 있는 채권자들에게는 내용증명 우편 등을 통해 한정승인 사실을 별도 통지해야 한다.

 

 

④ 청산 절차

 

신문 공고 기간이 종료되면, 원칙적으로 채권자들에게 채권 비율대로 피상속인의 잔존 재산을 배당하는 청산 절차를 진행한다.

다만, 청산에 착수하지 않아도 채권자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청산절차 없이종료되기도 한다.